소개
몇 해 전, 가족을 혈액암으로 떠나보냈습니다. 무엇이라도 해보고 싶어 자료를 찾아 헤맸지만, 정작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. 표준 치료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은 절망스러웠습니다. 분명 뭔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오래 저를 괴롭혔습니다.
그러던 중 Sid Sijbrandij의 사례를 알게 됐습니다. GitLab 공동창업자 Sid Sijbrandij(이하 Sid)가 자신의 희귀암을 마치 개발자가 버그를 디버깅하듯 데이터로 파헤치고, 치료를 직접 설계해 그 전 과정을 공개한 이야기였습니다. 그 사례에서 저는, 그때 제가 끝내 찾지 못했던 “할 수 있는 일”의 윤곽을 보았습니다.
유전체 분석은 어렵고, 그것을 통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솔직히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일입니다. 어쩌면 끝내 누구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 채 끝날지도 모릅니다. 그렇다고 안 하고 넘길 수 있는 일도 아니었습니다. 그래서 Sid의 사례를 함께 공부하고 정리해 공개하기로 했습니다. HomeGenomics는 그 기록입니다. 한국에는 문제를 풀어내는 데 익숙한 창업가와 개발자가 정말 많습니다. 그런 분들이 이 분야에 조금 더 익숙해지는 데 일조하는 것이 이 핸드북의 목표입니다.
이 핸드북은 저 혼자가 아니라, 현재 바이오인포매틱스·약학·컴퓨터사이언스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스터디가 함께 공부하며 정리하고 있습니다. 서로 다른 배경이 모인 만큼, 또 미지의 영역인 만큼, 부족하거나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.
HomeGenomics는 무엇인가
섹션 제목: “HomeGenomics는 무엇인가”HomeGenomics는 개발자가 자신과 가족의 유전체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도록 돕는 핸드북입니다. 생물학 전공자가 아니어도, 코드를 다룰 줄 안다면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.
누구를 위한 것인가
섹션 제목: “누구를 위한 것인가”- 유전자 검사 결과(raw 데이터)를 받아봤지만, 요약 리포트 너머가 궁금한 사람
- 가족력이 있는 질환을 데이터로 이해하고 대비하고 싶은 사람
- 프로그래밍은 익숙하지만 생물정보학(bioinformatics)은 처음인 사람
- 정밀의료가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는지, 실제 사례를 알고 싶은 사람
무엇을 배우나
섹션 제목: “무엇을 배우나”Sid의 치료가 전부 시퀀싱에서 출발했으니, 우리도 가장 직관적인 데이터부터 차근차근 갑니다.
- 발현량 읽기 (벌크 RNA-seq): 유전자가 얼마나 켜져 있나. 가장 직관적인 출발점 (Sid의 MDM2 사례)
- 세포 단위로 (싱글셀 RNA-seq): 어떤 세포가 무슨 일을 하는지 (T세포 19%→89% 그 수치)
- 변이 찾기 (WES / WGS): DNA에 박힌 돌연변이 읽기
- 데이터 → 표적 → 치료: 공개 DB로 신호의 의미를 찾고, 가족 단위로 활용하는 법
각 데이터마다 무슨 의미인지 → 어떻게 만드는지 → 어떻게 분석하는지 → 어떤 치료로 이어지는지를, Sid 사례의 실제 예시와 함께 다룹니다.
시작하기 전에
섹션 제목: “시작하기 전에”이 핸드북은 명령줄과 Python에 어느 정도 익숙하다고 가정합니다. 준비물:
- macOS / Linux 터미널 (Windows는 WSL 권장)
- Python 3.11+ (
pandas, 이후scanpy등) - 따라할 데이터: 본인/가족의 검사 raw 데이터, 또는 Sid가 공개한 실제 환자 데이터 중 RNA-seq 샘플 하나(약 1~2 GB). (전체 공개 아카이브는 osteosarc.com, 약 25TB지만 전부 받을 필요는 없고 필요한 샘플만 골라 받으면 됩니다.)
다음: 왜 직접 분석하나
문의·의견·오류 제보: contact@homegenomics.org